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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우리는 매스컴을 통해 연예인들의 안타까운 일들에 대해 접하곤 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결코 연예인들에게 국한되어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이러한 일들이 우리 사회에서 발생하는 이유 중에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우울증입니다. 정신과치료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많이 개선되어 우울증 상담에 대한 거리낌이 많이 줄었지만 한국은 여전히 우울증 발생률 36%가 넘는 수준으로 OECD국가 중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우울증이 발생할 수 있는 사례들을 몇 가지 살펴보고, 어떤 증상이 있는지, 어떤 치료방법이 있는지를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마음의 감기라 불리는 우울증의 원인
우울증은 흔히 사람들 사이에서 마음의 감기라고 불려진다고 합니다. 어떠한 환경에 놓이게 되면 감기처럼 남녀노소 불문하고 누구에나 올 수 있는 질병이고, 가볍게 증상을 치료할 수도 있지만, 초반에 관리를 잘하지 못하거나 오랫동안 방치하게 되면 폐렴으로 악화될 수도 있을 뿐만 아니라, 적절한 관리와 약물, 치료를 받는다면 또다시 호전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특징에서 오는 비유적인 단어인 것 같습니다. 이러한 우울증이 찾아오는 이유는 명확하게 한 가지로 밝혀진 것은 없지만 주로 환경적인 요인에 의해 발생하거나 스트레스 요인이 가장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우울증은 어떠한 특정 성격을 가지고 있거나, 인생의 어느 특정 시기를 보내고 있을 때 주로 발생될 확률이 높은데 여러 가지 원인들 중에 몇 가지를 나열해 보겠습니다.
- 산후우울증 : 출산 후에 산모는 호르몬의 급격한 변화를 겪게 됩니다. 또한 아이를 낳았는데 빠지지 않는 살에 대한 스트레스와 자유롭지 못하고 어딘가에 메어있다는 억울함, 육아에 대한 부담, 자존감 하락들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 갱년기 : 50대를 지나면서 서서히 호르몬 수치는 떨어지게 됩니다. 남성은 테스토스테론, 여성은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의 호르몬 불균형이 일어나면서 정서적인 문제를 발생시킵니다. 이밖에도 부모님의 갑작스러운 공백과 자식들의 독립, 은퇴등의 큰 변화로 인한 스트레스도 우울증을 발생시키는 것에 많은 비중을 차지할 수 있습니다.
- 노인우울증 : 나이가 들면서 사람들과의 소통이 줄어들 수 있고 가족의 형태가 분리되면서 고립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또한 신체적으로 불편한 일들이 많이 발생될 수 있어 고통에 대한 스트레스도 우울증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시기입니다.
이 밖에도 성격적인 측면에서 강박적으로 완벽을 추구하는 성향의 사람들은 본인이 설정한 높은 기준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심각한 자기 비하와 스트레스로 연결될 수 있습니다. 또한 소극적인 성격이나 내성적인 성격의 사람들은 어떠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 다른 사람들과 나누지 않고 혼자 짊어지고 해결해 나가려는 경향이 있어 서서히 스트레스를 발생시키고 자신감 하락과 동시에 우울증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러한 우울증을 오랫동안 앓고 나면 원래 가지고 있었던 성격과 활달함의 기준에서 축 쳐진듯한 성격으로 변할 수 있습니다. 점점 어둠 속으로 삼켜지는 듯한 느낌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본인이 우울증을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고 전문가와 상담 후 빠른 치료가 필요합니다. 다음 챕터에서는 우울증의 진단기준과 여러 가지 증상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우울한 감정이 지속되는 증상
우울증을 간단하게 진단할 수 있는 체크리스트가 있습니다. 아래의 문항 중 4개에서 5개 이상의 증상이 2주간 반복된다면 우울증을 의심해 보고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좋습니다.
- 우울한 감정이 하루 종일 지속되고 있다.
- 초조하고 불안하다
- 어떤 일이든 흥미가 생기지 않는다, 무기력하다
- 잠을 못 자거나 혹은 너무 많이 잔다
- 갑자기 체중이 빠지거나 혹은 갑자기 폭식을 한다
- 나는 가치가 없다고 하는 등의 부정적인 생각을 한다
- 집중력이 떨어지고 선택하는 일들에 결정장애를 겪는다
- 충동적인 생각을 하며 그것을 위한 계획을 세운다
위에 진단리스트에서 보았듯이 우울증은 아주 우울하고 슬픈 상태가 지속됩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느끼는 긍정적인 기분보다 현저히 낮아 거의 부정적인 패턴을 유지하며 조금 좋아졌다가도 다시 떨어지는 상태를 반복하게 됩니다. 갑자기 눈물이 많아지기도 하고, 해결되지 않는 불안감과 초조함 같은 것들을 항상 가지고 있습니다. 모든 일이 무의미해지고 무기력해지는 상태가 계속되다 보니 행동하고 생각하는 게 느려집니다. 이 밖에도 불면증이나 과다수면등 수면의 리듬이 비정상적으로 흘러가고, 거식이나 폭식등의 식이장애가 오기도 합니다. 이러한 생활패턴의 변화는 일상에 고통을 주며 피로감을 증가시킵니다. 또한 우울증의 특징 중 두드러지는 것은 현재에 대한 생각보다 과거나 미래에 대한 생각을 지나치게 많이 합니다. 과거에 내가 했던 행동들에 대한 자책이나 미래에 대한 지나친 걱정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데, 내면에 갇힌 상태로 부정적인 생각이 지속되면서 우울증이 심해질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치료는 항우울제
우울증의 대표적인 치료방법으로는 항우울제 약물치료가 있습니다. 환자에게 효과를 주기 위해 2달 이상 계속적인 복용이 필요합니다. 이때 환자의 상태에 따라 치료에 대한 반응과 부작용이 다를 수 있으니 약물의 선택에 있어서 전문가와 상담이 필요합니다. 이때 절대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은 조금 나아졌다고 해서 주치의와 상담하지 않고 약을 끊는 행위입니다. 우울증은 잠시 좋아졌다가도 어떠한 섬세한 자극에 무너질 수 있는 병이기 때문에 약을 중단하는 것에 대해서는 각별히 주의해야 합니다. 또한 약물치료는 메슥거림, 어지러움등을 동반할 수 있으니 주치의와 상담하에 내 몸에 맞는 약을 찾는 것이 중요하고 적절한 양을 맞춰가는 것이 아주 중요합니다.
불안증세가 극심하거나, 불면증에 고통을 받고 있다면 상황에 따라서 항불안제를 사용하기도 하는데, 이것은 의존성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전문의들은 아주 단기간 사용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다음으로는 인지행동치료나, 대인관계치료, 인지치료등의 비약물적 치료가 있습니다. 이러한 것들은 전문가와의 면담을 통해 치료하는 방식입니다. 그중에서 인지행동치료는 환자가 겪은 어떤 상황에서 어떤 기분과 어떤 생각이 드는지를 표현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고 낙담하는 부분에 대한 반박을 하면서 환자가 한 발자국, 한 발자국, 왜곡된 생각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치료입니다. 이러한 치료들은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인내심을 갖는 것이 중요하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따뜻하고 섬세한 주치의를 만나는 것입니다. 비약물치료를 진행하면서도 약물치료는 꾸준히 해야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최근에는 스프라바토라고 하는 분무형 치료제가 도입되어 진행되고 있는데, 다른 항우울제의 약과 다르게 극적으로 빠른 호전이 가능한 약품입니다. 에스케타민이라는 성분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 성분은 마취제를 사용하여 통증을 줄이는 데 사용하는 케타민과 비슷한 성분입니다. 코에 뿌려서 흡수하는 스프레이 형태로 만들어져 있으며, 2시간 전부터 금식을 유지한 뒤에 치료를 시작합니다. 환각이나 울렁거림, 구역질, 어지럼증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투약 후 1시간에서 2시간 동안 누워서 안정을 취합니다. 우울증의 상태가 심각한 환자에게 아주 효율적인 약품이긴 하나 의료보험적용이 되지 않아 경제적인 부담이 있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우울증 환자가 OECD 국가 중에서 가장 높은 만큼 스프라바토의 약품은 우울증 치료에 상당히 긍정적인 부분을 차지할 것이라 예상됩니다. 하루빨리 의료보험이 적용되어 시급한 치료에 경제적 제약이 없는 날이 오길 간절히 바랍니다.
어느 한 정신과전문의의 말에 의하면 우울증으로 인한 충동적인 결과는 밀물처럼 아주 순식간에 일어날 수 있다고 얘기합니다. 하지만 주변사람들의 관심과 작은 개입이 그 순간적인 상황을 피할 수 있게 도와줄 수 있습니다. 우울증은 환자 스스로 이겨내기 어려울 수 있으므로 가족들과 주변인들의 지지와 배려가 필요합니다. 따뜻한 관심이 누군가의 인생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을 잊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